봉독 요법이란?

벌침의 효능은 옛날부터 알려져 왔다. 기원전 4세기 경 히포크라테스가 벌침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고, 이슬람 경전인 코란에도 「꿀벌의 뱃속에 있는 액은 사람에게 좋은 약」으로 소개되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옛날부터 민간요법의 일종으로 벌침을 치료에 응용해왔다.

봉독이란 벌이 가진 독을 말하는 것으로 인체에 무해한 성분을 추출해내어 통증 부위나 침 놓는 자리(경혈)에 주입하여 인체의 면역력을 강화시켜 체내의 염증이나 이물질에 대해 스스로 이겨낼 수 있게끔 만드는 치료요법이다.

봉독요법의 치료방법

치료방법은 침 놓는 자리(경혈)에 주사기를 이용해 직접 주입하게 되는데 환자의 체질이나 상태에 따라 주입량 및 농도를 조절해 봉독을 주사한다. 치료는 보통 일주일에 두 번을 하게 되는데 치료받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주입되는 봉독량 또한 점점 증가하며 치료의 속도도 점점 빨라진다.

봉독요법의 적응질환

일반적으로 봉독의 치료영역은 침구요법과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인체에 분포되어 있는 경락과 경혈을 이용하여 질병을 치료하므로 광범위한 질환에 응용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전통적인 침구 치료에 비해 우수한 효과를 나타내는 질환은 봉독이 인체에 흡수되면서 발현되는 약리적 작용을 바탕으로 크게 전신적 작용과 국소적인 작용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전신적 작용으로는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자가 면역계 질환이나 만성적으로 비교적 광범위하게 통증이나 염증을 호소하는 제반 질환 중 일반적인 침구요법으로 치료가 잘 되지 않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봉독이 인체에 들어가면 시상하부 - 뇌하수체 - 부신피질계를 자극하여 수일간 혈중 부신피질 호르몬량을 증가, 유지시키는 작용을 일으키고, 또한 백혈구나 T-임파구 그리고 B-임파구와 같은 면역세포의 생성을 촉진시키는 것을 알 수 잇는데 이러한 작용이 종합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전신적 작용이 이루어진다고 생각되고 있다. 봉독은 이미 진한 이전의 자료로 추정되는 (B.C 5C) 마왕퇴의서에서 언급한 보익정기, 부원희양의 속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허증을 주로 하는 만성질환에 유효하며 이는 현대의 자가면역계 질환의 치료에 주된 방향인 인체 면역계를 활성과 유사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대부분의 만성 질환은 잘못된 생활습관이나 부적절한 환경요인 또는 식이습관 그리고 정신적 문제 등이 누적되면서 발생하며 이로 인해 인체의 균형이 개어진 상태에서 안정이 되어있으므로 회복상태로 환자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비교적 강한 자극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봉약침이 유효한 경우가 많이 있다. 어느 정도 기간 이상 질병상태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지속되던 만성질환 환자에게 봉독 자극을 주게 되면 인체의 면역 시스템이나 호르몬 체계에 변화가 나타나고 이로 인해 환자는 '만성'이 아닌 '급성'의 상태로 변화한다. 새로운 '급성'상태에 처하게 되었다는 것은 인체가 자신을 치료할 수 잇는, 즉 보다 생리적인 상태에서 동적 평형을 유지할 수 잇는 방법을 모색할 새로운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과정을 통해 인체는 잃어 버렸던 인체의 향상성을 되찾게 되고 건강을 회복하게 된다.

국소적 작용은 봉독의 진통, 소염 및 활혈작용을 이용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개념으로 Mellitin, Apamin, Adolapin등의 봉독성분이 인체 내에서 작용하는 효능을 이용하는 것이다. 봉독은 자극항원으로 1회의 주입만으로 1~7일 가량 주입된 경혈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봉독이 주입된 부위에는 혈중 콜티솔 농도가 증가하고 Prostaglandin의 생합성을 억제하는 등의 국소적 진총, 소염 작용이 활발하게 진행하므로 이러한 작용을 이용하여 염증이나 통증을 일으키는 국소의 질환을 치료 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봉독을 가장 많이 응용해 온 질환은 관절염, 결체조직과 기타 염증, 동통성 질환이다. 류마티스 관절염, 급 만성 관절염, 경추, 요추간판 탈출증, 척추관협착증, 섬유근통, 근막동통증후군, 산후풍이니 신후관절통,오십견, Tennis elbow, 만성 염좌 등에 응용할 수 있다.

최근 서구에서는 다발성 경화증에 봉독 요법을 응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데, 치료 후 몸이 가벼워지고 관절운동성이 좋아졌다는 사례들이 있다.
브라질에서는 천식에 봉독요법을 응용하고 있고, 중국에서는 일부 신경학적 증상, 근골격질환, 피부의 양성종양, 발기부전, 신경증, 그 외 대상포진 등에도 응용하고 있다. 앞으로 통증이 심한 상처나 기능감퇴를 가져온 상흔, 월경전증후군, 만성피로 증후군, 우울증, 수근관 증후군 등에 대한 봉독의 효과도 더 연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봉독요법 시술시의 주의사항

봉독치료는 반드시 전문한의사에 의해서 시술을 받는 것이 좋다. 시술을 받기 전에는 반드시 사전에 알레르기 검사를 한다. 1만명당 1명꼴로 두드러기 및 호흡곤란을 겪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알레르기가 없다고 판정이 되어 봉독 치료를 받은 사람도 치료 받은 부위가 붓고 가려운 증상을 보이는데 이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 소실된다. 또 치료를 받으면 몸살을 심하게 앓게 되는데 이것은 봉독이 몸에 들어가서 체내의 자연면역력을 도와 염증성 세균과 싸우고 있는 정상적인 과정이므로 전혀 염려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몸살을 심하게 앓고 난 사람일수록 치료효과가 우수하다.

봉독요법의 적응질환

봉독에 대해 심한 알러지의 과거력을 경험한 환자나, 심혈관 질환, 신장 질환, 결핵, 매독, 임질, 인슐린 의존성 당뇨병, 월경 중 출혈이 많은 경우에는 주의해야 한다. 특히 봉독이 시상하부-놔하수체-부신 축을 자극하여 인체에 glucocorticotropic hormone을 증가시키는 작용을 하므로 이론적으로는 이것이 인슐린과 길항 작용을 하여 당뇨병을 악화시키는 기전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므로 고단위의 Insulin을 시술 받고 있는 당뇨환자에게 사용할 때에는 봉약침이 환자의 혈당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혈당 검사를 수시로 해 보면서 관찰 할 필요가 있다.

임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형은 알러지성 피부염의 병력을 지닌 환자로, 봉독을 주입하면 발적과 두드러기가 발생하므로 치료 전에 환자의 동의를 구할 필요가 있다.

임산부의 시술에 있어서도 신중을 기해야 하며 난치병인 경우가 아니면 가급적 시술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직까지 봉독이 태아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보고된 자료가 부족하고, 임신 초기에는 자극의 스트레스가 유산의 유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문진을 통해 주의를 기하고 임신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뇨중 hCG 검사 (태반성 성선 자극, human chorionic gonadotropin;hCG)를 통해 임신 반응을 확인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침이나 봉약침에 대해 평소 공포감을 가지고 시술 받기를 망설이는 환자에게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 치료에 대한 거부감은 훈침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환자가 음주 후 치료를 원하는 경우에도 삼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혈 중 알코올은 봉독의 확산과 피부 자극 강도를 증가시킴으로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을 높아 진다.

오랫동안 질병으로 인해 체력이 극도로 약해졌거나 평소 빈혈이 심한 경우에도 주의를 요한다. 드물게 볼 수 있는 유형으로 피부를 통각이 과다하게 발달한 경우로 충분한 냉찜질이 필요하며, 다른 부위보다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는 완관절, 족과 관절 하에 분포한 혈은 초기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봉독요법 시술시 주의를 요하는 경우